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가드 박혜진(24)이 자유투 라인에 섰다. 공을 코트에 서너 차례 ‘퉁퉁’ 튕기더니 가볍게 림을 향해 던졌다. 그런데 아뿔싸, 공이 림을 맞고 튀어나간다. 또 던졌는데, 실패다.
뒤에서 지켜보던 위성우 감독이 “야 혜진아, 너!”라고 소리를 지르더니 이내 “하하” 소리내며 웃어버린다. 멋진 자유투 곡선을 기대했는데 초반 난조다.
박혜진도 뒤로 돌아 히죽 웃어보이더니 다시 던졌다. 이번에는 ‘쏙’ 들어갔다. 다음부턴 정말 ‘슛 공장’의 기계처럼 자유투를 백발백중으로 꽂았다.
지난 16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자유투 여왕’ 박혜진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온갖 부담을 극복하고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정말 홀가분해요. 이제부턴 부담없이 쏠 거예요.”
2013~2014 여자프로농구(WKBL) 시즌이 시작된 이후 100% 자유투 성공률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전날인 15일 춘천에서 열린 구리 KDB생명과의 홈경기에서 45구 연속 자유투 성공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정선민(전 신한은행)이 2010년 2시즌에 걸쳐 기록한 42구 연속 성공이다. 남자프로농구 최고 기록은 44개(2006~2007시즌 KT&G 양희승)다.
“신기록인 43구째 자유투를 던질 땐 정말 부담이 컸어요. 모두들 바라는 기록이고, 다들 저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힘들었죠. 하지만 경기 첫 자유투로 기록을 달성하고 난 다음부터는 정말 편하게 쐈어요.”
백발백중 자유투에 비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런 건 아니고요. 원래 자유투는 자신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시작부터 하나도 안 놓쳐 더욱 자신감이 들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자유투 신기록으로 여자프로농구에 관심을 높인 게 기뻐요.”
프로 5년차인 박혜진은 2010~2011시즌과 2012~2013시즌에도 각각 90.8%(69/76), 85.2%(69/81)로 자유투 성공률 1위에 올랐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