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오락실에서 당당히 한쪽 자리를 차지하고 코 묻은 동전을 빨아들이던 '캐딜락 & 디노사우르스'라는 게임은 그 설정이 대충 보면 잘 모르겠지만, 한 번만 생각해 보면 뭔가 조합의 언밸런스함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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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에 출시된 게임으로 그 당시 중학생이었던 필자에게 '캐딜락 & 디노사우루스'는 쉽지 않은 단어였다. '캐딜락'이라는 차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이 때문에 필자뿐만 아니라 주위에 친구들도 게임 타이틀 화면에 당당히 박혀 있던 '캐딜락'이라는 글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디노사우루스(Dinosaurs)'는 눈에 들어와서 이 게임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친구는 거의 없었고 '공룡'이라던가 '쥬라기 공원' 또는 '디노사우르스' 정도로 불렸다.
■ 막장 설정의 호쾌한 액션 게임 '역시 캠콤표'
게임을 개발을 할 때도 작명(作名)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때 업계 징크스 중의 하나는 줄여서 두 글자가 되지 않는 게임은 흥행하기 어렵다라는 속설도 있었다(예 : 던파, 서든, 크파, 마비, 스타, 와우, 블소 등...). 물론 세 글자 게임으로도 대박난 게임도 있는 것을 보면 속설은 속설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야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법이니 아직도 이사 갈 때 길일(吉日)을 택해서 가는 사람들이 이상하지 않은 나라에 살다 보면 이런 부분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게임 타이틀 하나에도 그렇게 고민하는데, 회사 이름이야 오죽하겠나.
수 십(많게는 수 백)개의 이름 중에 어느 이름으로 골라야 하는지부터 글자로 찍었을 때 모양은 예쁘게 잘 나오는지, 발음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국가의 언어에 따라 자칫 욕설이나 혐오감을 주는 의미가 될 수 있는지 엄청나게 고민하고 고민해서 이름을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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